Camping

시청광장에서 캠핑하기, 서울문화의 밤 MT서울

2013/09/07

시청광장 캠핑 (1)

지난주 토요일에는 오전에는 아이들과 알라딘 뮤디컬을 보러 다녀오고 오후에는 서울 시청광장에서 캠핑을 했었다.
서울 시청 광장에서의 캠핑이라.. 그 동안 꿈으로만 그려오던 건데, 드디어 진짜로 서울 시청앞 마당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내는 그 날이 온 것이다.

원래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면 안된다.
그런데 서울 문화의 밤이라는 행사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MT서울에 참가하게 되면서 서울시청 앞에서 캠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앗, 생각해 보니 평상시에 서울시청 광장에서 꼭 캠핑을 완전히 못하는 건 아니다.
쌍용차 노조도 그렇고,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그렇고 천막치고 잠도 자고 하니까 캠핑이 가능한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그 분들 보면서 별로 보기 안좋다는 생각을 많이 해 왔다.

그분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충분히 알겠는데, 관광객들도 많이 다니는 서울시청광장, 그리고 덕수궁 앞에서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맨날 시청앞을 지나가면서 그분들을 위해 일하는 경찰관 분들이 세워 놓은 차들 때문에 생기는 정체는 더더욱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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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2)

오랜만에 캠핑의자에 앉으니까 로코가 기분이 너무 좋은가보다.
최대한 간단모드로 오다 보니 버팔로 돔텐트에 의자 몇개, 그리고 테이블과 침낭만 가지고 왔다.
어차피 조리도 안되고, 시청역 맛집들이 많으니 음식은 사 먹으면 되니까 짐이 확 줄어든다.
풍족하게 준비된 캠핑장비들도 좋지만, 이런 간단모드가 오히려 캠핑의 분위기를 더 업~ 시켜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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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짐을 줄인다고 해도 우리텐트 문패를 빼 놓고 올 수는 없다.
지난해 다나와 캠핑 때 만들었던 우리집 문패.

지정이는 이 문패를 볼 때마다 못만들었다고 맨날 한마디씩 한다.
그렇게 맘에 안들면 직접 만들어 주시든가~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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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4)

우리 텐트 뒤로 보이는 플라자 호텔이 오늘따라 더 멋있어 보인다.
매일매일 출퇴근 하는 길에 보는 플라자 호텔.

아마 저 호텔 안에서 자는 투숙객들이 비록 편하게 잘 수는 있어도, 우리같은 추억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돈을 내면 언제든지 가서 잘 수 있는 플라자 호텔과, 돈 내고도 잘 수 없는 서울광장에서의 캠핑.
물론 플라자 호텔에서 그냥 재워준다고 하면 언제라도 달려갈 준비는 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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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5)

후다닥 텐트를 설치하고 7시가 되어가면서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진다.
텐트는 6시부터 설치가 가능했는데, 7시가 다 되어가는데 도착해서 텐트를 치는 가족들도 있었다.

보니까 꼭 가족들만 온 건 아니고, 친구들끼리, 연인들끼리 온 팀들도 많았다.
말 그대로 프로그램 이름이 MT서울이니까, 시청광장에서 하룻밤 동안 즐거운 MT를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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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6)

시청광장 캠핑 (7)

MT서울이라고 해서 그냥 텐트만 치고 알아서 노는 건 아니고 광장 한쪽켠에서 계속해서 공연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있었고, 그 이후에는 1000명의 시민합창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조금 더 일찍 왔으면 텐트안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텐데.. 조금은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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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8)

시청광장 캠핑 (9)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배는 고파온다.
시청 광장에서는 취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음식을 사다 먹어야 한다.
피자나 치킨 등도 좋겠지만, 시청역 맛집 중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인 만족에서 오향족발을 포장해다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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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10)

시청광장 캠핑 (11)

시청역 8번출구와 우리 회사 사잇길에 위치하고 있는 만족.
직접 가서 먹으려면 엄청나게 줄을 서서 최소 10분에서 30분까지도 기다려야 하는 맛집이지만, 포장해서 사는 건 얼마 기다리지 않고도 족발을 구입할 수 있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오향족발, 시청 광장에서 텐트쳐놓고 먹는 맛은 과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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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12)

허걱.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한두방울 오던 비가 제법 빗줄기가 굵어진다.
전혀 비소식은 없었는데.. 소나기인 것 같다.

만족에서부터 시청광장까지는 횡단보도를 두 개나 건너야 한다.
마지막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비가 정말 많이 쏟아지는데 경찰관 아저씨가 오셔서 우산을 씌워 주신다.
쌍용차 농성 관련해서 상황대기조로 근무하시는 것 같은데,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이렇게 우산을 씌워주신 덕분에 비를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었다.
곧 이어 신호가 바뀌는 바람에 짧게 감사하다는 인사만 남기고 횡단보도를 건넜는데,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인사를 드린다.

“경찰관 아저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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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13)

시청광장 캠핑 (14)

밖에는 비가 내려서 텐트 안에서 테이블을 펴고 족발을 펼쳤다.
비가 올 거라고는 생각 못하고 텐트에서는 잠만잘거라는 생각에 텐트용 조명은 콜맨 쿼드 LED랜턴만 가져왔는데 조금은 어둡다.
나중에 버팔로 이너텐트용 조명은 조금 더 밝은 랜턴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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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15)

약 30분만에 비는 그쳤고, 원래 계획대로 의자와 테이블을 밖으로 빼서 남은 족발들을 해치웠다.
우리 로코.. 오향족발이 정말 맛있나보다. 커다란 뼈다귀를 통째로 잡고 뜯는 우리 로코.
예전에도 오향족발에서 뼈다귀 들고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나중에 커서 남자친구 앞에서 이런 모습 보이면 곤란한데 벌써부터 살짝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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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16)

시청광장 캠핑 (17)

시청광장 캠핑 (18)

시청광장에서는 계속해서 공연이 이어지고, 캠퍼들은 갑작스런 비때문에 물에 젖은 것들을 말리느라 정신이 없다.
텐트를 친 사람들은 크게 문제 없었지만 그늘막만 친 사람들은 완전 비를 쫄딱 맞아서 그늘막 내부가 온통 물바다인 사람들이 많았다.
그 분들은 더 이상 캠핑이 불가하니까 결국은 짐정리해서 집으로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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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19)

시청광장 캠핑 (20)

시청광장 캠핑 (21)

서울광장 입구에서는 Campable이라는 업체(?)에서 홍보를 하고 있었는데, 예쁜 풍선을 나눠주고 계셨다.
우리 호주는 줄을 서고 또 서고, 또서고.. 결국은 풍선을 다섯개나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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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22)

오향족발을 먹고 배가 살짝 불러 있는데 MT서울 참가한 팀들에게 아웃백 도시락 쿠폰이 지급됐다. 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오향족발을 먹는 게 아닌데…

보니까 아웃백에서 도시락을 정말 푸짐하게 준비해서 말만 잘하면 원하는 만큼 도시락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
오향족발 대자도 먹고 했으니까 쿠폰은 딱 두 장만 받아서 도시락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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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23)

시청광장 캠핑 (24)

시청광장 캠핑 (25)

아웃백 도시락 하나를 펼쳐놓고 다 같이 먹는 우리가족.
도시락은 9시부터 나눠주었는데, 이왕 나눠줄 거 7시 정도부터 나눠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 까 생각한다.
그러면 따로 저녁을 준비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뭐 어쨌든 공짜로 받은 아웃백 도시락은 정말 맛있다. 공짜라서 맛있는건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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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도시락과 함께 마신 밀러 맥주.

이날 나 혼자 맥주만 4캔을 마셨다.
아웃백 그릴드 치킨 브레스트 도시락은 맥주 안주로도 정말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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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28)

과자 먹는 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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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한켠에서는 계속해서 공연이 이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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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31)

시청광장 캠핑 (32)

아이들은 캠퍼블에서 선물받은 풍선을 가지고 텐트 안에서 놀기도 하고, 각자가 오랜만의 캠핑, 그리고 도심속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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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이는 집에가서 잔다고 버스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아이들과 나만의 시간이 이어졌다.
5개나 모은 풍선을 예쁘게 의자에 걸어두고 로코는 쥬스를, 나는 맥주를 마신다.
지정이도 끝까지 함께 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딸 둘과 함께 있는 이 시간의 소중함을  마음껏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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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34)

시청광장 캠핑 (35)

시청광장 캠핑 (36)

어느덧 공연은 끝이 나고 시청광장 곳곳에서 또다른 작은 공연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또 한쪽에서는 영화 상영도 해 주고.. 정말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그런 밤이었다.

문제는 새벽 2시가 넘어서까지 시끄러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로코가 잠을 설쳤다는 것.
너무 시끄러워서 그런지 로코는 3시가 될 때까지 잠을 못잤다.
덕분에 나도 못자고.. 서울광장 캠핑.. 잠을 제대로 못잔것 빼고는 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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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37)

시청광장 캠핑 (38)

새벽 6시에 울려퍼지는 기상송은 1박 2일에 나온 ‘뱀이다’ 라는 노래.
기상송이 울려 퍼지고 무대쪽에서는 기상체조까지 하는데, 7시까지 철수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혼자서 열심히 침낭도 개고 텐트도 철수해야 했다.
확실히 돔텐트는 설치랑 해체가 쉬우니까 혼자서 애들 둘 데리고 캠핑하기에 참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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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캠핑 (39)

1박 2일간의 서울시청 광장 앞 캠핑.
아무때나 할 수 없는 그런 캠핑이기에 더욱 소중했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캠핑을 할 때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상쾌해야 하는데, 서울광장 캠핑은 몸이 찌뿌둥하다.
공기가 안좋아서 그런가?

도심속 캠핑은 한번 정도 멋진 추억으로 남기기에 좋은 것 같고, 역시 캠핑은 자연속에서 하는 게 정답인 것 같다.
다음 캠핑은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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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 Reply 요리팡팡 2013/09/07 at 11:35 PM

    ㅋㅋㅋ 역시~! 차돌님 답네요..;;
    오타 빵 제로 리뷰…, 🙂
    멋져요~! ㅎㅎㅎ…

    • Reply 차도리 2013/09/08 at 8:10 AM

      음음.. 오타 났나 안났나 하나하나 확인하시는 팡팡님이 더 대단하셔요~!!

  • Reply campable 2013/09/08 at 12:46 AM

    하하하하하
    어쩐지 풍선을 아무리 나눠줘도 줄이 안 줄더라구요 ㅠㅠ ㅋㅋㅋ
    애기가 좋아했다니 위안 삼겠습니다!

    글고 저희 업체 아니에요 ㅋㅋ
    자영업 하는 친구들 캠핑크루이지요~
    페북과 블로그에서 자주봬요!!

    • Reply 차도리 2013/09/08 at 8:10 AM

      아.. 그렇구나. ^^
      그냥 친구들 모임이신건가보네요.
      앞으로 페이스북에서도 소식 많이 전해주세요~!!

      p.s. 풍선 선물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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