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Diary

광화문 야경, 그리고 세종대왕

2011/11/30

어제는 팀원들과 같이 저녁을 먹는 날.
광화문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출근길에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예전부터 광화문 야경을 꼭 찍어보고 싶었기 때문.

9시쯤 저녁식사가 모두 끝나고 광화문을 향해 걸어갔다.
마침 한미FTA를 반대하는 집회가 끝나서인지 세종대로는 제법 한산했다.
사실 저녁먹으러 가면서 엄청나게 많은 전투경찰들을 보며 혹시 광화문 사진을 못찍게 되는 건 아닌 지 걱정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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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뒷쪽에 음식점이 위치했던터라 광화문까지 가려면 제법 걸어야 했다.
가는 길에 보니 세종대왕 동상이 있었다.
그냥 광화문까지 쭈욱 걸어갈까 생각하다가 세종대왕 동상 사진도 좀 찍어보기로 결정. 셔터를 눌렀다.
아무래도 삼각대도 없고 해서 사진이 많이 흔들릴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ISO감도를 높여서 찍으니 셔터스피드는 OK.
컴퓨터로 옮겨서 보니 ISO감도가 1000이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노이즈가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역시 캐논 7D는 크롭바디라는 걸 제외하면 아마추어에게는 최고의 카메라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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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동상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서울 촌놈이라고.. 서울에 살면서 세종대왕 동상 앞에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다니 쪽팔린다고 해야 하나? ^^
사실 세종대왕 동상 앞 세종대로를 제법 자주 이용하지만 항상 차를 타고 지나다보니 세종대왕 동상 앞에 서 본 건 처음이었다.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혼천의, 측우기, 앙부일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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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동상, 조금 더 가까이서 찍어보았다.
이제 세종대왕 동상을 다 봤으니 광화문에 가서 광화문 사진을 찍고 집에 가면 되는데….
그런데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자마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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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동상 뒷편으로 가다보니  “세종이야기(The Story of King Sejong)” 이라고 써 있는 문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문으로 들어가보니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마련되어 있었다.

‘어? 이건 뭐지? ㅡㅡ;;’

호기심에 계단을 내려가 보니 세종대왕과 충무공이순신에 대한 일종의 홍보관이 있는 것이다.
홍보관은 세종에 대한 소개, 한글 창제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세종 통치시절 과학과 예술, 군사 정책 등이 소개되어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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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또다른 문.
이곳은 세종대왕 동상 뒷쪽에서 들어갔을 때 볼 수 있는 곳이고 들어가보니 세종문화회관과 교보문고쪽으로 또다른 문이 있었다.
교보문고도 자주 갔는데 왜 이런 곳을 몰랐었을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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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세종어제 훈민정음. 번역본은↓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잘 통하지 아니한다.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것을 가엾게 생각하여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쉬어 익혀서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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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의 한켠에서는 세종과 관련한 영상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가 ‘세종이야기’에 들어간 시간이 9시가 넘어서인지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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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로비가 있는데, 로비에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사극에서 보면 임금님이 앉아있는 자리가 이렇게 되어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직접 앉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놓았다.

뒤의 그림은 일월오봉도. 신림동 본가에도 어머니께서 그리신 일월오봉도가 있다.
예전에 민화를 배우시며 그리셨던 일월오봉도. 정말 멋진 어머니의 작품인데, 여기서 다시 보니 정말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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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관 곳곳에는 세종에 관한 일화라든지 각종 일대기에 대해서 잘 소개가 되어 있었다.
마침 요즘에 티비에서 뿌리깊은나무라는 드라마를 하는데, 아마도 그 드라마 때문에라도 주말에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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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은 나라의 근본” 이라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옛날로 치면 ‘백성’이지만 이제는 ‘국민’이라고 하면 되는데, 과연 2011년의 대한민국은 ‘국민’이 나라의 근본인가?
‘국민’들은 나라의 근본으로 대접받고 있는가?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문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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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관 안에는 한글도서관도 있었다.
처음에는 한글도서관이라고 하길래 한글과 관련한 엄청나게 귀한 자료들이 많이 있을 줄 알고 들어갔다.
그런데 나의 예상은 쉽게 빗나가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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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단순히 세종과 관련한 책들, 그리고 이순신과 관련한 일반적인 책들이 꼽혀있는 작은 도서관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더 웃긴 건 한글박물관인데 세종과 관련한 책들, 그리고 한글과 관련한 책들은 별로 없고 이순신과 관련한 책들이 더 많다는 것.
아직도 세종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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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책을 앉아서 읽을 수 있는 공간.
어린 아이들과 함께 와서 잠시 책을 읽고 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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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도서관 바로 옆에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전시회의 제목은 ‘2012 한글일일달력전’
‘어룰림’과 ‘소다프린트’라는 두 회사에서 한글의 독창성과 예술적 가치를 알리고자 개최한 달력전이라고 한다.
2012년에는 365일이 아니라 366일이 있는데, 366일 하루하루를 붓과 먹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서 달력을 만들었다고 한다.
해당 전시는 온라인(http://www.eo-ulrim.com)을 통해서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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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자세히 보면 이렇게 날짜 하루하루를 소개했 놓았다. 상단 부분을 보면 1월, 해오름달이라고 되어 있는데 1월부터 12월까지 전부 이름이 있다.

1월 : 해오름달 / 2월 : 시샘달 / 3월 : 물오름달 / 4월 : 잎새달 / 5월 : 푸른달 / 6월 : 누리달
7월 : 견우직녀달 / 8월 : 타오름달 / 9월 : 열매달 / 10월 : 하늘연달 / 11월 : 미틈달 / 12월 : 매듭달

이렇게 1월부터 12월까지 모두 다 나름대로 매달의 특성이 반영된 이름이 지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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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대빵. 마눌님의 생신이다. 6월 19일.

2012년 6월 19일의 테마는 ‘고분고분’이다.
고분고분은 말이나 행동이 공손하고 부드러운 모양이라고 한다.

내가 느끼는 ‘고분고분’의 의미는 무언가 공손하고 부드럽다기 보다는 ‘다루기 쉬운, 말을 잘 듣는’ 이라는 뜻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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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우리 첫째딸 호주의 생일. 7월 24일.
2012년 7월 24일의 테마는 ‘쾅’ 이란다.
딸래미, 생일날 사고나는 건 아닌 지 괜스레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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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9일. My Birthday!! ㅎㅎ
내 생일날의 테마는 ‘술렁술렁’이다.

왜 술렁술렁이지? 좋은 의미에서 내가 무언가 엄청난 일을 해내서 술렁거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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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째 로코의 생일인 10월 24일.
2012년 10월 24일의 테마는 ‘으르렁’ 이란다.
2012년 10월 24일은 모르겠고, 태어난 지 1달 된 우리 로코는 호주때 보다는 덜 우는 것 같다.
호주 애기였을 때는 정말 너무 심하게 울어서 스트레스 받을 정도였는데, 로코는 호주보다는 훨씬 순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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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일 계절의 소리와 모습을 담은 2012 한글일일달력전.
이곳에서 자신의 생일, 혹은 특별한 날을 어떻게 표현해 놓았는 지 확인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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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관을 둘러보다보니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한 부족이 있다는 내용을 보았다.
사실 한글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져 가고 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공식문자로 채택되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찌아찌아족’ 이라는 이름이 조금은 웃기지만, 아무튼 우리 한글을 그들의 공식문자로 채택해 주었다는 것이 참 고마웠다.
그들은 그들만의 언어가 있지만 그 언어를 표기할 문자가 없는데 2009년 8월부터 그 언어를 표기할 문자로 한글을 채택하였다고 한다.
과연 찌아찌아족의 언어를 한글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궁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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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야기’에는 세종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소개도 되어 있었다.
Only 세종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세종의 주변 사람들까지 소개하면서 세종의 위대함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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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시관 한켠에는 세종에 관한 KBS에서 만든 영상을 볼 수 있는 시청관이 있었다.
의자가 그다지 많지 않아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보인다.
하지만 이런 전시관에 가면 영상을 제대로 보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으니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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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 관련한 키워드들.
인간 / 세종 / 빛 / 민본사상/ 한글창제 / 세종의 빛 / 과학과 예술 / 소통 / 성군 / 소통의 뜰 / 새빛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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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 다시 나오면서 세종대왕님께 인사드리고 이제 진짜 본격적으로 광화문 촬영을 하러 GoGo!!
그닥 크지는 않지만 세종대왕 동상 밑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다.
나중에 가족들과 함께 다시 올만한 곳인 것 같다.
그리고 ‘세종이야기’ 옆에는 충무공이순신 전시관도 마련되어 있으니까 다음번에는 이순신 전시관도 방문해 봐야겠다.

세종대왕의 홍보관인 ‘세종이야기’는 매일 10:30~22:30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월요일에 휴관하고 입장 마감시간은 22: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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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야기’에서 나오니 다시 날씨가 쌀랑~하다.
겨울은 겨울이니까!

저~ 멀리 광화문이 보이는데 너무 멀어보인다.
실제 차를 타고 달리면 몇 초면 도착하는 거리지만 찬 바람을 맞으며 걷기에는 살짝 부담스러운 거리. ^^
어쨌든 드디어 광화문 야경을 찍으러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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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광화문에 도착했다.
광화문을 항상 지날 때마다 너무 아름다워서 꼭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찍다니.
사진을 찍어야지, 찍어야지.. 하면서 마음먹은 게 반년은 훨씬 지난 것 같다.
사진을 찍어놓고 봐도 정말 광화문, 너무너무 아름답다.

광화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의 색깔, 고유의 것들.. 참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세상을 살면서 너무 빡빡하게 일만하면서 사는 것 보다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즐기고, 느끼며 살고 싶다.
2011년 마무리 잘 하고, 2012년 부터는 내 삶 자체가 더욱 아름다운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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