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ing

조용한 강원도 영월 캠핑장, 두산오토캠핑장에서의 2박 3일 힐링여행

2016/10/05

어느덧 완연한 가을날씨다.
10월 1일 국군의날 부터 시작해서 3일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연휴 덕분에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가족캠핑을 다녀올 수 있었다.

지난 캠핑이 8월 말쯤이었으니 거의 한달 반 만에 떠나는 캠핑.
오랜만에 떠나다보니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캠핑장으로 향한다.

 

 

 

 

 

캠핑장에 가는 길에 아버지 친구 희관이 아저씨 댁에 먼저 들렀다.
오랜만에 친구분들이 다들 모이셔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신다길래 잠시 점심도 얻어 먹을겸, 인사도 드릴겸 찾아뵜는데.. 점심이 정말 예술이었다.

커다란 철판 위에 두툼한 목살이랑 김치를 올려놓고 구워먹는데, 웬만한 캠핑장에서 먹었던 고기보다 더 맛있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다가 배가 부르기 시작하면 남은 고기들을 잘게 잘라서 철판 볶음밥까지!

 

 

 

 

 

점심을 해결하고 찾아간곳, 바로 두산 오토캠핑장이다.

내가 두산 오토캠핑장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릭소님 때문이었다.
정말 제대로 된 힐링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호언장담을 하시는 릭소님의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

 

 

 

 

 

 

대낮에 도착했는데 텐트랑 타프랑 이것저것 세팅하고 나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한다.
영월 캠핑장은 산속에 있어서 그런지 다른 때 보다 더 빨리 해가 지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뭐 어찌됐든 비소식도 있고, 2박 3일 동안 쉬다 갈 곳이라 다른 때 보다는 조금 더 신경써서 세팅을 마쳤다.

 

 

 

 

 

어느 정도 세팅이 끝나가는데 부모님이 오셨다.

원래는 오실지 안오실지 고민하셨었는데 그래도 어차피 희관이 아저씨 댁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이라 저녁식사만 하고 가실 생각으로 방문하셨다고 한다.
점심을 너무 거하게 드셔서 그런지 일단 바로 저녁식사를 하시지는 않고 애들이랑 보드게임을 먼저 즐기셨다.

 

 

 

 

 

나는 같이 게임을 하지는 않고 맥주나 한잔 하면서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보통 세팅을 마치고 나서 맥주 한잔을 하곤 하는데 이번엔 맥주타임이 조금 늦었다.

어느정도 보드게임을 하다가 저녁식사 시~작
저녁은 반찬은 별로 없지만 나름 맛난 메뉴인 김치 등갈비찜과 홍합탕으로 준비했다.

 

 

 

 

 

저녁식사가 끝난 후에는 모닥불을 피워 옥수수를 구워본다.
옥수수를 껍질채로 모닥불 위에 올려놓고 구워 먹는 그 맛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옥수수를 통째로 모닥불에 구워 먹으면 옥수수 껍데기는 까맣게 타버려도 안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옥수수 알갱이가 하얀 속살을 내민다.
보통 찐 옥수수에 버터를 발라서 구워 먹는 경우는 많은데, 껍데기 채로 이렇게 구워 먹으면 정말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옥수수를 구워 먹다가 부모님은 시간이 늦어서 먼저 서울로 향하셨고, 지정이랑 단둘이 앉아 불멍을 즐긴다.
마지막으로 모닥불 앞에서 지정이와 단둘이 얘기했던 게 언제였을까. 단둘만의 조용한 시간을 정말 오랜만에 가지게 된 것 같다.
매일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느라 서로를 챙길 시간이 많이 부족했었던 것 같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모닥불을 필 생각조차 못했는데 이제는 정말 모닥불의 계절이 된 것 같다.
모닥불의 계절, 캠핑의 계절, 가을.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제일 먼저 잠에서 깨어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전날에는 텐트 치느라, 저녁 먹느라 제대로 챙겨보지 못한 우리 사이트 바로 앞 풍경을 바라보니 정말 좋다.
시냇물이 졸졸 흘러내려가고, 무엇보다도 이 멋진 풍경을 우리 사이트에서만 누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좋다.
(조금은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B1사이트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조금 있으니 로코가 잠이 덜 깬 상태로 텐트에서 기어 나온다.
갑자기 생각나는 옛날 공포영화, ‘링’.

 

 

 

 

 

로코랑 딱히 할일도 없어 캠핑장 산책을 나선다.
전날에는 있는 줄도 몰랐던 커다란 강아지 한마리가 눈에 띈다.
이녀석 이름은 바로 둘리. 강아지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제법 덩치가 있지만 털복숭이라서 그런지 정말 귀엽다.

 

 

 

 

 

그리고 개수대 옆에 있는 캠핑장 안내도를 잠깐 살펴본다.
A사이트부터 C사이트까지 제법 많은 사이트가 있는데, 그리 넓지는 않지만 타프 하나, 텐트 하나 칠 정도의 공간이 충분히 나오는 그런 사이즈의 사이트들이다.
정말 사이트가 많은 편인데 재미있는 사실은 캠핑장이 전체적으로 참 조용하다는 것이다.

캠지기님께서 두 팀 이상의 단체를 받지 않고 가족캠핑 위주의 캠핑을 강조하시다 보니 캠핑장이 조용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11시가 넘어가면 외등을 끄고 조용히 해 달라고 캠퍼들에게 부탁하시는 캠지기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캠핑장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가다 보니 오른쪽으로 텃밭이 보인다.
아마도 캠지기님께서 가꾸시는 텃밭같은데 텃밭에는 고추, 호박, 배추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로코한테 채소들 이름을 물어봤는데 호박이랑 고추까지는 맞췄는데 배추는 틀렸다. 배추를 보고 상추라니…
내년에는 주말농장을 분양 받아서 로코한테 상추좀 키워보라고 해야겠다.

 

 

 

 

 

예쁜 코스모스가 있어서 같이 사진 한장 찍자고 하니까 싫단다.
6살인데 벌써부터 이러면 나중에 사춘기 때쯤 되면 어쩌려나 벌써부터 걱정된다.

 

 

 

 

 

캠핑장 제일 아래쪽까지 내려갔다가 이번에는 캠핑장 제일 윗쪽 사이트까지 올라가 본다.
캠핑장이 계단형으로 되어 있는데 제일 위쪽 사이트가 확실히 전망 하나는 끝내준다.

 

 

 

 

 

산책을 마치고 사이트로 돌아오면서 아침을 뭘 먹을지 고민을 좀 했다.
다른 가족들을 보니 밥을 해 먹는 가족도 있고, 라면을 끓여 먹는 가족도 있는데 우리는 뭘 먹어야 할 지 아주 잠깐 고민을 해 봤다.

그 때 떠오르는 메뉴가 있었으니, 바로 고기.
원래 첫날 저녁에 먹으려고 사왔던 목살을 후라이팬에 올려서 구워본다.
별다른 반찬도 없이 고기만 먹어도 맛있는 아침식사.

 

 

 

 

 

로코는 배가 불러서 그런지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야옹이랑 사진 찍자고 하니까 포즈도 취하고 나름 귀여운척도 한다.

 

 

 

 

 

지정이가 일어나고 여자들끼리 고무줄 놀이가 시작된다.
온 가족이 야외에서 함께 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데, 이렇게 캠핑장에서 함께 있다 보면 다양한 놀이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전날 먹고 남은 등갈비찜 국물에 라면을 끓여 먹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게 얼마만의 우중캠핑인지.
타프에 따닥따닥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너무 좋다.

 

 

 

 

 

하지만 우중캠핑의 낭만도 아주 잠깐.
비가 잠깐 오다가 바로 그쳐버린다.
그냥 지나가는 소나기였나보다.

비가 그치자 아이들은 배드민턴 라켓을 챙겨 공터로 나간다.
아직은 셔틀콕도 제대로 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라켓을 열심히 휘두르는 것 자체가 재미있나보다.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치고 노는 동안 우리 부부는 조용히 낮술을 즐긴다.
오리주물럭을 안주삼아 설중매 한잔씩. 아니, 한병씩.

 

 

 

 

 

늦은 오후 설중매로 시작한 술타임은 결국 초저녁 와인까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에서 선물받은 뿌까리 와인. 너무 달지 않아 더 맛있었는데 설중매랑 화이트와인을 섞어마셔서 그런가 다음날 머리는 무지 아팠다.

 

 

 

 

 

역시 캠핑은 2박 3일 이상 가야 하나보다.
평상시 같았으면 캠핑을 마치고 집에 도착해서 짐정리를 하고 있을 시간이지만, 캠핑장에서 옥수수랑 밤을 구워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다.

 

 

 

 

 

잠이 들기 전까지는 비가 하나도 오지 않다가 막상 잠이 들려고 하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찌나 비가 쏟아붓던지 시끄러워서 푹 잠을 못잤다.

다행인 건 캠핑장 배수가 너무 잘 되어서 엄청나게 쏟아붓는 빗줄기 속에서도 아무런 피해는 없었다.
아.. 시끄러워서 잠을 푹 못 잔것도 피해는 피해구나.

 

 

 

 

 

아침식사로는 조금 특이한 메뉴지만 떡볶이랑 미트볼을 준비했다.
꼭 아침에 밥이나 토스트를 먹으라는 법은 없으니 아이들 먹고 싶은거 위주로 해 주면 된다. ㅎㅎㅎ

 

 

 

 

 

아침식사가 끝날 무렵 비가 그치기 시작한다.

비가 그치자 또다시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공터로 나가는 우리 꼬마 아가씨들.
정말 배드민턴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비가 그치고 나니 주변 풍경이 더 멋져 보인다.
저 멀리 운무가 피어오르고 손에 닿을 것만 같은 멋진 산세는 영월 캠핑장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이다.

 

 

 

 

 

이제 밤새 젖은 텐트를 말리고 정리하고 집에 가면 되겠구나 싶은데 또 비가 쏟아붓는다.
도대체 집에는 언제 가라고…
다음 캠핑은 10월 말쯤에나 갈 수 있을 것 같아 텐트랑 타프랑 다 말리고 집에 가야 하는데 말이다.

 

 

 

 

 

비가 한 두 차례 더 오는 동안 점심도 먹고, 정리할 수 있는 것들은 다 정리를 했다.
다행히 비가 한 두 차례 더 온 이후로는 해가 나기 시작해서 타프랑 텐트만 후딱 말리고 집으로 출발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어랏….

분명 다른 사이트들에는 해가 쨍쨍 나는데 우리 사이트에는 해가 비치지 않는다.
캠지기님께 여쭤보니 우리 사이트(B1사이트)는 오전에만 해가 잠깐 비추고 오후부터 저녁까지 계속해서 그늘이 지는 곳이라는 것이다.
덕분에 장비 말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철수는 점점 늦어졌다. 우리 가족이 꼴지~

너무 늦게 철수하게 되어 죄송하다고 이 후기를 빌어 캠지기님께 다시한번 인사드린다.

 

 

 

 

 

두산오토캠핑장.
비록 마지막날 밤새 억수로 쏟아지는 빗줄기 때문에 잠을 약간 설치긴 했지만, 그래도 2박 3일동안 충분히 힐링하고 올 수 있는 그런 캠핑장이었다.
강원도 영월 산골짜기 구석에 있는 조용한 캠핑장. 여름에 1주일 정도 푹 쉬다 오기 좋을만한 곳이다.

이렇게 멋진 캠핑장을 소개시켜주신 릭소님께 감사드리고, 또 이런 멋진 캠핑장을 만드시고 깨끗하게 관리해 나가시는 캠지기님께도 감사드린다.
다음에 또다시 찾아가게 될 그 날을 기약하며 어느 가을날 2박 3일 동안 푹 쉬다 온 캠핑이야기를 마친다.

 

* 두산 오토캠핑장은 별도의 예약 시스템이 없어 카페(http://cafe.naver.com/doosancamp)에서 예약을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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