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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공원의 봄, 그리고 한강선언

2011/05/15

양화대교와 연결되어 있는 선유도 공원.
많은 가족들, 그리고 연인들이 즐겨찾는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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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공원의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선유도공원 안내문.
단순한 공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설물들이 준비되어 있다.
가볍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이 곳에 준비되어 있는 갤러리와 환경교실 등을 통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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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철쭉과 진달래를 구분하기 힘들다.
잎보다 꽃이 먼저피면 진달래고, 꽃보다 잎이 먼저피면 철쭉이라고 하는데..
이 꽃은 꽃보다 잎이 먼저 피었으니 철쭉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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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간판이 내 카메라 렌즈속으로 들어왔다.
지금까지 보아온 어떤 간판보다 더 특이했던 녹슨 화장실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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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앞에 피어있던 꽃들.
시멘트건물로 지어진 삭막한 화장실 앞을 이녀석들이 지키고 있었다.
역시 꽃의 힘이란 위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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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수돗물 정화조를 개조해서 어린이들 놀이터를 만들어 놓았다.
평상시에 바깥놀이를 잘 하지 않던 우리 호주.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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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신난건 호주 뿐만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 ^^
미끄럼틀이 초대형이라서 온 가족이 미끄럼틀을 탈 수도 있게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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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는 옛날에 정수장으로 씌였었다고 한다.
곳곳에 정수장 시설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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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맞나? ^^
버드나무에서 소록소록 돋아난 새싹들 색깔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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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호주.
포즈도 멋있지만 벨트가 정말 더 멋있는 듯. ㅋㅋㅋ
이 패션감각은 누굴 닮은 걸까..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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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쁜 꽃은 무슨꽃일까? 정답은 바로 복숭아꽃!!
지정이가 이 꽃을 보면서 빨리 복숭아꽃을 먹고 싶다고 하던데…
복숭아는 과연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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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공원에 있는 카페테리아.
1층에서는 식사가 가능하고, 2층에서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1층은 밥을 안먹어봐서 잘 모르겠고, 2층 커피맛은 영… 아니다.
커피에서 탄냄새도 나고 주인아주머니도 정말 불친절하다. 완전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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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정말 예쁘다.
그런데 이름은 모르겠다.
아..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갑자기 생각난다.
꽃아..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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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함께 주말에 나들이 가기 좋은 선유도 공원.
잔디밭에 앉아서 쉴 수도 있고,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해 볼 수도 있다.
양화대교쪽으로도 들어갈 수 있고 9호선 선유도역에서 걸어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선유도 공원 입구에 씌여있는 ‘한강선언’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강선언

한강은 새롭게 흘러야 한다

한강은 역사다.
한반도의 한복판을 가르면서 민족의 살림터를 넉넉하게 적시고 흐르는 한강은 유구한 우리 역사의 드높은 표상이다. 백제가 이 유역에 터를 잡았고 강성했던 고구려의 혼이 여기 남았으며 신라가 이곳을 지렛대 삼아 삼국 통일의 시대를 열었다. 웅혼했던 고려 470여 년 조선왕조 500여 년의 유장한 역사가 이곳에서 흘렀고, 마침내 이 유역을 중심으로 삼아 새로운 대한민국이 만방에 선포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한강은 생명이다.

수많은 숨탄것들이 이 강에 의지해 살고 있고 만가지 문명이 이 물길을 따라 오고갈 뿐 아니라 우리의 먹을 것 입을 것 만들 것이 애초부터 다 여기에 기대고 있다. 유역면적은 2만 6018제곱킬로미터 유로연장은 그 총481킬로미터에 이른다. 2천만명 이상이 이 물길을 따라 터잡고 살며 이 물을 마신다. 강은 영우너한 어머니다. 무릇 사람이 어머니에서 비롯되었듯이, 모든 생명은 물에서 비롯되고 생육된다. 어찌 이것을 생명의 젖줄이라 하지 않겠는가.

한강은 문화이며 예술이다.

우리의 춤과 노래와 이야기가 여기 있으며 전통적인 몸짓과 현대적인 영상과 과학기술의 원천이 여기 있다. 다양한 지역문화가 이 유역에 모여들어 원융하게 섞이고 창조되어 세계로 나아가고 세계의 문화가 또한 이 강물에 실려와 더 뛰어나게 가공된다. 새로운 르네상스의 물결이 이 강에서 시작돼 먼 변방과 세계 속으로 유장하게 퍼져나가야 마땅하다.
한강은 우리 민족의 미래이다. 지난 반세기 우리 민족은 불같이 내달아왔으며 그 결과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다. 경제적 번영과 빠른 민주화로 요약되는 이 위대한 성장의 동력은 열정과 전투력의 상징 ‘불의 영혼’이었다. 이에 소모적 경쟁과 욕망의 무절제한 확장에 따른 반문화 반생태적 그늘도 아울러 생겨났다. 그러므로 지금 절실한 것은 생명의 원천 ‘물의 영혼’으로 회복하는 일이다. 본디 물의 속성은, 끝내 수평을 이루니 가장 민주적이고 온갖 경계를 타넘으니 소외가 없으며 역동적 순환으로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아우르니 생명값의 최고치를 이룬다. 민족의 표상인 한강이 어머니의 자애, 친구의 관용, 연인의 사랑, 또 미래의 새로운 꿈으로 우리 곁을 흘러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맑아진 강물을 쫓아 물고기떼가 돌아오고 실핏줄같은 지천들의 새로 열린 물길이 우리의 살림터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흐른다. 이 생명주의적 변화는 엄정하게 모색되고 끈기있게 지속돼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한강을 본연 그대로 되돌려 가꿔야 할 의무가 있고 향유할 권리가 있다. ‘물의 영혼’을 읽어야 인간적 생태도시의 아름다운 완성이 가능하다. 반인간 반문화는 이제 가라. 새 시대 새 물결로 흐르는 한강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 민족의 얼굴이며 희망일 뿐 아니라 세세년년 우리의 꿈이기 때문이다.

-2010년 10월 9일
‘선유도한강문학축전’에서 작가 박범신이 쓰고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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