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ing

포천 아버지의 숲 캠핑장, 16시간의 추억

2013/07/17

지난주말에는 포천 아버지의 숲 캠핑장으로 다녀왔다.

지정이가 7월 말까지 학원을 다녀야 하니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호주, 로코와 단 셋이서 함께하는 여행이 되어 버렸다.
비록 엄마가 함께 하지 못하지만 그다지 아쉬워 하지 않는 아이들.
어느 새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많이 익숙해 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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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아버지의 숲 캠핑장으로 향하는 길.

다행히 날씨가 괜찮은 편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무진장 쏟아졌다고 하는데, 날씨가 도와주니 천만 다행이다.
우중캠핑을 단단히 각오하고 가는데, 텐트 칠 때는 최소한 비를 안 맞고 칠 수 있을 것 같다.

텐트 칠 때랑 걷을 때만 비가 안오면 최고의 우중캠핑이겠지만,
일단 칠 때라도 비가 안오니까 서둘러서 포천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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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숲 캠핑장은 산정호수 근처에 있는 캠핑장이다.
네비게이션에서 산정캠프B로 검색을 하고 가면 된다고 해서 가다 보니 산정호수 안쪽에 있는 캠핑장인가 보다.

산정호수 시설이용료는 2,000원. 작년에 캠핑락에 갈 때는 2,000원을 안냈었다.
생각해 보니 오전 9시 이전에 오면 돈 받는 아저씨들이 없으니까 2,000원을 안내고 들어갈 수가 있었던 거다.
다음부터는 일찍일찍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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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에 산정캠프B를 찍고 거의 2시간만에 도착~!
표지판에도 반갑게 아버지의 숲이라고 써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비…

비가 너무 많이 오다 보니까 캠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계곡에 잠겨버렸다.
나 말고도 다른 팀들도 왔는데 다들 차에서 내려서 지나갈 수 있을 지 없을 지 고민에 또 고민.
다들 고민만 하고 있을 때 일단 차를 세워 놓고 길을 건너봤다.
다행히 물이 무뤂을 넘어가지 않아 차가 지나갈 수 있다고 판단, 조심스레 물을 건넌다.

무슨 수륙양용자동차 몰고 가는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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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비포장도로를 올라가는데.. 차가 한대도 없다.
사람도 없다.

공터에는 나무만 우거져 있고, 운영되고 있는 캠핑장이 아닌 듯 싶었다.
알고보니 일행인 떵이님과 포도님이 있는 산정캠프B는 또다른 산정캠프B였던 것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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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행히 두 캠핑장이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까워서 겨우겨우 아버지의 숲 캠핑장을 찾아갈 수 있었다.
아직은 신생캠핑장이라서 아버지의 숲 캠핑장이라고 검색해도 잘 나오지가 않는 곳.
다음부터는 주소 정확히 찍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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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닥~ 초간단모드로 사이트를 세팅한다.
이번에는 제대로 떵이님댁에 신세 지기로 했기 때문에 주방 관련 용품은 하나도 안가져왔다.
가져온 거라고는 젓가락하고 숟가락.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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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님 사이트와 떵이님네 사이트.

포도님은 나랑 같은 구성으로 타프 밑에 팝업텐트를 쳤고, 떵이님은 아웃백을 설치하셨다.
예전에는 사이트 외관에 신경을 많이 썼었는데, 이제는 점점 간단하고 실용성 위주로 캠핑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지난번에 포도님이 선물해 주신 감성아이템, 레인보우 스피너를 앞에 꼽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비가 억수로 온다는데 괜히 감성찾다가 스피너들 망가질까봐 트레일러에 그대로 간직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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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설치가 다 마무리 되었으니 시원하게 맥주 한잔을 즐긴다.

바로 이 시간. 캠핑을 즐기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중에 하나이다.
물론 불놀이 하는 시간, 물놀이 하는 시간 등등 좋은 시간들도 많긴 하지만,
사이트 구성을 모두 마치고 릴렉스 체어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실 때의 그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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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님께서 간식까지 준비해 주셨다.

만두는 만두인데, 겉피가 떡으로 된 만두.
정말 신기하게 생겼다. 점심도 안먹었는데, 맥주 한잔에 만두 몇 개 집어 먹었더니 금새 배가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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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리를 잡은 곳은 아버지의 숲 캠핑장의 잣나무숲 사이트.

잣나무숲 사이트는 파쇄석 데크로 되어 있으며, 짐을 내려서 옮겨야 하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가능하면 차가 사이트 앞에까지 갈 수 있도록 길을 내 놓고, 짐을 다 내려 놓은 후에는 이동주차 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방향이 더 좋을 것 같은데..
나름 캠지기님의 생각이 담겨 있을 것 같아 따로 말씀은 안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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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숲 캠핑장에는 잣나무 숲 사이트 외에도 소나무 숲 사이트, 단풍나무 숲 사이트 등이 있는데,
잣나무 숲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직 개장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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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7월 1일 오픈이었나보다.
예정보다 조금씩 늦어져 가는 일정에 아마도 캠지기님은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다.

하지만 급하게 대충대충 캠핑장이라는 이름 붙이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준비해서 더 완벽한 모습으로 캠퍼들을 맞이하고 싶은 캠지기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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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숲 캠핑장 역시 아직 개장 준비중.

화장실, 샤워실, 그리고 개수대가 이 공간에 들어간다고 한다.
아직도 1~2주는 더 있어야 단풍나무 숲이 완성될 것 같다.

아참, 그리고 단풍나무 숲에는 족구대도 설치해서 단체로 캠핑을 하러 오기에 좋게 만드신다고 한다.
나중에 팀원들하고 함께 워크샵 겸 캠핑으로 놀러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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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숲 캠핑장 입구에서 관리실 쪽으로 가는 길은 불어난 물 때문에 길이 잠겨버렸다.

내가 잠시 사진을 찍고 있는 사이 아이들은 포도님과 떵이님이 안고 건너 버렸다.

그런데 아이들은 길 위로 물이 흘러가는 게 신기한 지 계속 나올 생각을 안한다.
여름이라 물놀이 생각이 절실한 아이들이었을텐데, 물살이 너무 세서 함께 물놀이를 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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콸콸 흘러내리는 계곡.

이번에야 엄청난 폭우 때문에 물이 이렇게 흐르지만,
비가 많이 안올 때 오면 아이들이 놀기에 정말 좋은 계곡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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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 근처에 있는 화장실과 샤워실.

문에 그려져 있는 그림들이 너무 아기자기 하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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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은 신기하게도 바닥이 파쇄석으로 되어 있다.
그동안 시멘트나 타일로 되어 있는 캠핑장 밖에 못 봤었는데 아버지의 숲 캠핑장 화장실은 파쇄석으로 되어 있다.

아무래도 타일보다는 청소하는 데 불편할 것 같다.
물이 쓱쓱 흘러 내려야 하는데 파쇄석은 물이 밑에 고일 수 있다는 괜한 걱정을 혼자 해 본다.

그리고 아버지의 숲 캠핑장의 장점 하나 발견!
바로 화장지가 비치되어 있다는 것.
캠핑장에서 볼일은 급한데 화장지가 주변에 없어서  곤란한 적이 많았는데,
화장실에 이렇게 휴지가 비치되어 있으니까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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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장은 화장실과 다르게 타일로 되어 있다.

총 샤워대는 3개이며, 옷을 벗어두기 편하도록 바구니가 마련되어 있다.
뜨거운 물은 우리집보다 잘 나오고 수압도 괜찮다.
다만 샤워기 옆에 고리를 달아서 샤워가방을 달아 놓을 수 있도록 해 주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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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개수대는 전체 사이트 대비 넉넉한 편이고,
보일러가 화목보일러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뜨거운물이 정말 잘 나온다.
나는 캠핑장에서 설거지 할 때 뜨거운 물 안나올 때가 제일 싫던데.. 그런면에서는 합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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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동 겸 매점 앞 그네에서 한가롭게 사색을 즐기고 있는 로코.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해먹을 안가져왔는데, 그나마 그네가 있어서 로코에게 놀이기구가 생겼다.
잠시 그네를 태우다가 이제 가자고 하니 로코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이녀석은 정말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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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 안에는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정말 큰 캠핑장에서도 이렇게 많은 품목을 준비해 놓고 있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캠핑만 하는 게 아닌 카라반을 즐기러 오는 손님들도 많기에 매점이 이렇게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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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쪽은 카라반 사이트가 될 것 같은데 그늘이 없는 게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요즘 카라반에는 에어컨도 나오니까 그늘 없는 것 정도는 어닝만 설치하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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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 앞에 서 있는 스타크래프트 카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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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과 잣나무 숲 사이트를 연결해 주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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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잣나무숲 10번 사이트.

잣나무숲에도 나무가 그다지 많은 건 아니다.
그런데 내가 눈여겨본 10번 사이트에는 주변에 나무가 많아서 그늘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나름 잣나무숲 사이트 중에서도 명당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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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니 또 비가 내린다.

타프를 따라 흘러내리는 빗줄기 덕분에 그나마 후덥지근한 날씨가 좀 더 시원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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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 손에 쥐어지는 인삼 한뿌리.
아무리 오늘 빈대 캠핑이라고 하지만, 정말 제대로 신세 진다.

써니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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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신나게 텐트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놀고, 어른들은 슬슬 저녁준비를 시작한다.
오늘 저녁메뉴는 포도님이 사온 목살 빼 놓고는 전부 떵이님과 내가 이벤트로 받은 음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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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먹고, 소세지도 먹고, 계속 먹는다.
먹고 또 먹고, 그리고 또 먹는 캠핑.

이래서 캠핑을 하면 살이 안빠지는 것 같다.
살 빼려면 더 열심히 운동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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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지와 고기에 이어 이번에는 족발도 썰어본다.
칼이 너무 작아서 잘 들지 않는데도 예쁘게 잘 썰어 내는 우리의 쉐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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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훈제족발은 장가네 훈제나라에서 이벤트 선물로 받은 족발이다.
훈제족발이랑 훈제오리를 받았는데, 그냥 썰어서 바로 먹어도 맛있고 가볍게 데워서 소스에 콕~ 찍어 먹어도 맛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나눔해주신 쟝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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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동안 아이들은 타프를 장난감 삼아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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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캠핑장에는 어둠이 찾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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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의 하이라이트인 불놀이가 시작된다.

이번에 사용한 장작은 지난번 포도캠핑 정캠에서 사용하고 남은 장작들.
장마철이라 그런지 불 붙이는 게 쉽진 않았지만, 어느 새 활활 타오르고 있는 장작을 보면서 잡념을 모두 태워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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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먹고 또 먹었는데, 그런데도 또 먹는다.
잠 자기 전에 끓여 먹는 라면.

더 웃긴건.. 여기에 밥까지 말아 먹었다는 사실.
캠핑을 다니면 살이 안 찔 수가 없다. ㅎㅎ

정말 미친듯이 먹고.. 이제는 정말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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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가 다 되어 잠이 들었는데 새벽 5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타프 한쪽을 쉘터 형식으로 쳐 놓았는데 스트레치코드로 연결해 두었던 게 빠져버린 것이다.

탄성끈 끝부분에 있는 갈고리가 펴지면서 팩과 연결된 부분이 빠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스트레치코드로 타프에 연결해 놓는 건 위험하다는 걸 이번 캠핑을 통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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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들은 열심히 코~ 자고..
이왕 깬거.. 조용히 조용히 짐을 정리한다.

호주가 교회에 10시 20분까지 가야한다고 했으니까 캠핑장에서 늦어도 7시에는 떠나야
집에 들러서 씻고 교회에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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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도 다행히 철수할 때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떵이님이 일찍 일어나셔서 도와주신 덕분에 텐트랑 타프를 쉽게 정리하고 철수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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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쯤 도착해서 다음날 7시에 캠핑장을 나섰으니 캠핑장에 있던 시간은 16시간 정도.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오랜만의 우중캠핑으로 설레는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역시 캠핑은 동계캠핑이랑 우중캠핑이 진리인듯.

캠퍼의 입장에서 너무너무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아버지의 숲 캠핑장.
아직도 가꿔 나가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지만, 분명 더욱 멋진 캠핑장으로 많은 캠퍼들에게 사랑을 받는 캠핑장이 될 거라 생각한다.

너무 일찍 나오느라 한결아빠님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나왔는데,
이자리를 빌어 아버지의 숲 캠핑장 캠지기이신 한결아빠님께 감사인사를 드린다.

“한결아빠님, 덕분에 잘 쉬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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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숲 캠핑장

주소 :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161번지
전화번호 : 010-8694-0699
카페주소 : http://cafe.naver.com/father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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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 Reply 릭소 2013/07/17 at 11:45 PM

    비 쫄딱맞고 썰렁한 후기일줄 알았는데……;;;
    킁~

    • Reply 차도리 2013/07/17 at 11:49 PM

      이상하게 짐싸고 차에 실으려고 하니까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더라고요. ㅎㅎㅎ

      눈 떠 있을 때 좀 더 비가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았을 텐데, 잠잘때만 비가 와서 좀 아쉬웠어요.

      그래도 역시 캠핑은 우중캠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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