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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요리왕] 양평 여물리 마을에서 보낸 가족들과의 행복한 시간

2015/09/18

아빠는 요리왕 대회에 참가했던 게 지난 주 주말이었는데, 어느 새 1주일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내일은 캠핑을 떠나야 하기에 캠핑을 가기 전에 지난주의 추억을 되새겨 본다.

 

 

 

 

 

양평군 여물리 마을에서 진행되는 아빠는 요리왕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일찍 집을 나섰다.
전날 밤 늦게까지 안자고 버티더니 차안에서 금새 잠들어버린 우리 꼬맹이들.
휴게소에서 지정이가 사 온 빵이랑 쥬스는 쳐다보지도 않고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집에서 출발한 지 1시간 반 쯤 지났을까? 우리의 목적지인 여물리 체험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아빠는 요리왕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이번 요리대회에 많은 준비를 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양평군 보건소 출산장려팀에서 기획했다고 한다.

아빠가 집에서 요리를 하고, 가사분담을 하면서 엄마들이 육아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취지다.
육아가 조금 더 쉬워지면 아무래도 아이를 하나 둘 더 가질 수도 있고, 그러면서 출산률도 높아지게 될 수 있기에 이런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자리에는 참가자들의 이름과 함께 사전에 선택한 요리를 만드는 방법이 적힌 레시피도 함께 놓여져 있었다.
이미 고구마 맛탕 만드는 법은 인터넷에서 열심히 레시피를 찾아보았었기 때문에 따로 레시피가 필요 없었지만, 주최측에서 정말 작은 부분까지 하나하나 잘 준비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행사가 시작하려면 시간이 조금 남은 것 같아서 행사장 주변을 잠시 둘러보는데, 닭장이 보인다.
매일 암탉이 알을 낳는데 타이밍만 잘 맞으면 갓 낳은 달걀을 얻어갈 수 있다고 한다.

 

 

 

 

 

곧 이어 본격적인 아빠는 요리왕 대회 행사가 시작되었다.
사회를 맡으신 분은 여물리 마을의 사무장님이신데 훈남에 성격도 서글서글하신 분이셨다.
전체적인 행사 진행에 대한 소개와 함께 양평군 보건소에서 나오신 과장님의 인사말씀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은 간단히 끝이 났다.

 

 

 

 

 

요리대회라고 해서 바로 요리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마을을 한 바퀴 돌면서 요리재료를 구해와야 하는데, 각 가족마다 마을 지도가 한장씩 주어졌다.
각자 만들어야 하는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마을을 돌면서 챙겨오면 되는 것이었다.

 

 

 

 

 

여물리 마을 입구에는 돌간판과 함께 예쁜 코스모스가 가을임을 알리고 있었다.

 

 

 

 

 

마을로 향하는 우리집 세 여자.

 

 

 

 

 

마음빌리지라는 곳을 찾아가다 보니 우측에 외양간에서 소가 울고 있었다.
귀여운 송아지. 엄마소의 엉덩이가 조금 지저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송아지가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외양간 앞에서 송아지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밤도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는데, 밤나무 한그루에서 밤이 이렇게까지 많이 열리는 줄은 처음 알았다.
내일 밤 따러 안성쪽으로 다녀올건데, 아마 내일 가면 밤은 원없이 따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말이 요리재료를 찾는거지, 가족들끼리 마을을 한 바퀴 돌면서 산책을 하는 시간이었다.
마을 곳곳의 예쁜 곳에서 사진도 한 장씩 찍고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걷는 시간이 너무도 좋았다.

 

 

 

 

 

겨울철 김장을 위한 배추도 구경하고,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들녁도 바라보며 온가족이 함께 걷다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저녁시간에 가족들끼리 집 근처 산책도 한 번 안하고 지내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온 가족이 함께 걷는다는 것 자체가 참 좋았다.
앞으로는 잠깐잠깐 시간을 내서 가족들과 함께 종종 산책을 하곤 해야겠다.

 

 

 

 

 

어느덧 요리재료 찾기는 끝이 나 간다.

무슨 러닝맨 속의 주인공처럼 열심히 요리재료를 찾는 호주양.
이제 고구마만 캐면 모든 요리재료 준비가 끝이 난다.

 

 

 

 

 

요리재료도 모두 구했겠다,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아이들 사진을 찍어본다.

아이들도 기분이 좋은지 흔쾌히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어준다.
평소같았으면 사진 안찍는다고 도망가느라 바빴을텐데 말이다.

아빠는 요리왕 대회에 참가하면서 나만 좋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이 이렇게 다들 즐거워하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모든 요리재료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제일 중요한 고구마를 빼먹었었다.
다른 사람들은 고구마 캐서 바로 요리를 시작하러 갔는데, 우리는 그제서야 고구마 캐러 고고~

알고보니 우리 가족이 요리재료를 너무 빨리 찾아버려서 고구마 캐는 곳을 알려주는 진행자를 앞질러 버린거였다.
뭐 어차피 고구마 조금 늦게 캔다고 요리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니까 오히려 우리가족끼리 오붓하게 고구마를 캐서 더 좋았다. ㅎㅎㅎ

 

 

 

 

 

실제 요리대회에서 사용할 고구마는 딱 세 개면 충분했다.
봉지 한 가득 담아두었던 나머지 고구마들은 모두 집으로 챙겨가면 된다.

어쨌든, 고구마를 다듬고 예쁘게(?) 썰어서 고구마 맛탕을 준비한다.
그런데 내가 고구마를 썰을 때 약간 길쭉하게 썰었더니 지정이가 옆에서 궁시렁궁시렁 말이 많아진다.
나름 생각해서 평범한 세모난 맛탕이 아닌, 뭔가 특별한 모양의 맛탕을 만들려고 한건데.. 그게 불만인가보다.

어차피 여기는 아빠는 요리왕 대회.
아빠 마음대로 만들면 된다.
1등 요리왕이 되도 내가 되는거고, 꼴지를 해도 내가 하는거니까.

 

 

 

 

 

 

고구마 맛탕은 처음 만들어 보는건데, 의외로 어렵진 않았다.
살짝 기름에 튀겨주고 올리고당이랑 꿀로 맛있게 버무려 주면 끝~

호주랑 로코가 맛탕을 한번씩 맛보더니만 계속 맛탕에 손이 간다.
아빠가 만들어 준 맛탕을 처음 먹어본 아이들이 다음에 또 만들어 달라고 하니 뿌듯하다.
등수랑 상관 없이 이번 아빠는 요리왕 행사를 통해 맛탕 만드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가는 것만으로도 소정의 목적은 달성했다.

 

 

 

 

 

고구마 맛탕은 사실 요리시간도 얼마 안걸리고 해서 얼른 출품을 해 놓고 아이들과 잠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잠자리 잡기… 별것도 아닌데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 잡는다고 돌아다녀 본 기억이 없다.
도대체 그 동안 아이들과 뭘 하면서 지냈던거지? 이번 주말에도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를 찾아 삼만리를 해 봐야겠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모든 가족들의 음식들이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우와.. 다들 데코가 장난이 아니다.
나는 참가에 의의를 두고 참가한건데 어떤 분은 모양 뿐만 아니라 재료의 성분까지 생각해 가며 요리를 하셨다고 한다.
이번에 느낀건데 요리대회는 맛도 중요하지만 데코레이션이 참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참가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본인이 만든 요리에 대해 설명도 하고, 심사위원분의 평가도 들어보았다.
심사위원 평가까지 끝난 후에는 참가한 가족들이 모두 먹고 싶은 음식을 한 입씩 먹기 시작했는데, 내 맛탕을 먹은 사람들이 하나씩 더 먹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
역시 음식은 내가 즐거워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더 큰 것 같다.

 

 

 

 

 

고구마 요리 시식 후에 바로 이어진 점심식사.
점심은 여물리마을 식당에서 뷔페식으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ㅎㅎ 어찌나 맛있었는지 알 수 있는 로코의 표정.
시골 어르신들의 손맛이 제대로 베어 있는 맛있는 점심식사였다.

 

 

 

 

 

당연히 하나도 안남기고 싹쓸이~

처음에는 음식을 너무 많이 담아온 건 아닌가 살짝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먹다보니 괜한 걱정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른 가족들도 대부분 음식을 거의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그릇을 비우는 모습이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쉰 후에는 가족대항 제기차기 시합이 있었다.

나는 연습때는 잘 차다가 실전에서 딱 3개.
다행히 지정이는 2개 밖에 못차서 그나마 체면을 많이 구기진 않았다. ㅋ

1등을 했던 분이 13개였나?
신발이 슬리퍼만 아니었어도 좀 더 잘 찼겠지만 지나간 이야기니까 가볍게 패쓰.

 

 

 

 

 

제기차기 다음 행사는 송어잡기.

우리 아이들이 체험활동중에 제일 좋아하는 게 송어잡기다.
이번 ‘아빠는 요리왕’ 대회 참가 목적이 송어잡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비록 아이들이 직접 뛰어다니면서 물 속에 있는 송어를 잡지는 못하지만 내가 잡아서 손에 쥐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즐거워 한다.
이제 조금만 더 날씨가 서늘해 지면 물 속에서 이런 체험활동은 못할텐데 아마도 송어잡기 체험활동은 이번이 올해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송어잡기까지 모두 끝나고 본격적인 시상식(?)이 진행됐다.
3등부터 1등까지 호명을 하는데, 갑자기 내 이름이 들려온다.

“엥?”

나도 그렇고 지정이도 그렇고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우뚱 기울여 본다.
뭔가 이름을 잘못 불렀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사회자분이 내 이름을 또 부르신다.
분명 더 멋진 요리들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왜 내가 3등인지 알 수가 없지만.. 집에서 더 요리를 많이 해 주라고 3등으로 선정해 주셨다고 한다.
사실 1~3등까지 따로 선물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ㅎㅎㅎ

 

 

 

 

 

양평군 여물리 체험마을에서 진행했던 아빠는 요리왕 대회.
이번 행사 덕분에 가족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그리고 전체적인 행사 진행도 좋았지만, 여물리 마을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지금까지 다른 체험마을도 여러군데 가 보았지만 이렇게 조용하면서 물 맑고 예쁘게 꾸며진 마을을 본 적이 없었는데, 마을을 너무 예쁘게 잘 꾸며 놓은 것 같다.
여물리 체험마을의 다양한 체험활동 소식들은 http://www.ymrg.co.kr 에 들어가면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 한번쯤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빠는 요리왕 행사도 좋았고, 여물리 마을도 좋았기에 매우 만족스러운 주말이 되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도 나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다들 즐거워했기에 더더욱 즐거웠던 주말이었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해 주신 양평군 보건소 담당자분들과 여물리 체험마을 담당자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하며 양평 여물리 마을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을 마무리 한다.

 

* 본 포스팅은 양평 농촌나드리 체험단으로 선정되어 체험기회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체험하고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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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 Reply 릭소 2015/09/19 at 9:47 AM

    3등은 다 불렀을거 같은 느낌이에요 ^^;;

    • Reply 차도리 2015/09/19 at 10:02 AM

      저도 처음에 제가 3등이라는 소리 듣고서 참가자들은 다 3등 시켜주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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