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Diary

2003년의 마지막 날

2003/12/31

오늘은 2003년의 마지막 날이다.
2003년.. 여느 해보다 뭔가 특별한 해이다.
글쎄, 내가 대학이라는 곳에서 보낸 첫 1년이라서 그런가?
아마도.. 그럴지도 모르지.
항상 꿈꿔왔던 대학생활, 그리고 기숙사 생활..
어느덧 1년이 지나가 버렸다.
1년동안 난 무엇을 하기 위해 노력했고, 무엇을 했을까?

난 지난 1월 1일에 다짐했다.
정말 뜻깊은 1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영어공부도 열심히하고, 자격증도 몇 개 따고, 국토대장정도 다녀오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뭐 이런 것들을 결심했었다.
얼마나 실천했나? 돌아본다.
자격증만 빼고는 모두 다 실천한 것 같다.
자격증이야 뭐 내년에 따면 되지 ^^

먼저 1월..
솔직히 잘 기억 안난다.
내 기억력이 안좋다는 걸 알고 있는 내 친구들은.. 이해해 주겠지~ ^^

2월..
기억에 남는거라곤….. 한스트밖에 없다.
글쎄, 2003년이라는 해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대부분 한동과 관련된 것들?
한스트때.. 놀랬다. 내가 대학에 온건지, 교회에 온건지 구분이 안가서였다.
정말이지, 한동이 하나님의 대학이라는 말은 많이 듣고 왔지만!
그렇게 까지 심할 줄은 몰랐다. 무교나 다른 종교를 가진 친구들이 불쌍해 보였던 한스트..
한스트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선배들의 섬기는 모습이다.
나는 그 때 다짐했다. ‘내년에는 내가.. 후배들을 섬겨야지’라고.

3월..
정말 정신없는 한달이었던 것 같다.
이 한동땅에서 접하는 새로운 문화들에 익숙해 지려고 노력했던 한달..
다른 친구들은 항상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입생 같지가 않다고.. 학교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나름대로 잘 적응하려고 노력했던 한달이었는데~ ^^

4월..
앗! 기억난다~ 4월 5일..
내가 태어나서 가장 나무를 많이 심어본 식목일이다.
식목일날 나무 심어본 것도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
암튼 학교 주변에 거의 50그루 가까이 나무를 심었던 기억이 난다.
그 나무들.. 지금도 잘 자라고 있었으면 좋겠는데~ 잘 자라고 있겠지?
식목일은 그랬고..
식목일이 지나고 기억에 남는 것은.. 퀴즈의 압박.

5월..
친구들과 경주에 놀러갔더랬지.
경주에서 자전거도 타고, 벚꽃 구경도 하고 너무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내년엔 누구와 그 아름다운 시간들을 함께 나눌지..
5월 마지막 즈음에는 여름방학 계획 세우느라 바빴던 것 같다.
6월부터 여름방학이니까~

6월..
딱 기억나는거 두가지~!
기말고사, 그리고 엄마의 수술.
난 정말 1학기 때 열심히 공부 했던 것 같다.
기말고사를 가볍게 치고, 시험이 끝나는 마지막날 서울로 올라왔다.
엄마가 다리를 다치시고 수술까지 하시면서 나는 서울에 와서
계속 엄마와 같이 병원에서 지냈다.
글쎄.. 그나마 오랫동안 엄마와 떨어져 지냈는데.. 참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좀 더 엄마와 친해지고, 엄마에게 많은 것들을 상담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7월..
대학생이라면 꼭 해봐야 할 것. 국토대장정.
나는.. 해냈다.
진주에서 시작하여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 서울을 통과하여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결국 다시 진주에 도착하는.. 1600KM라는 엄청난 거리..
정말 너무너무 힘들 때도 있었지만, 국토대장정에서 함께 한 친구들.. 너무너무 소중한 나의 친구들이다.
국토대장정에서 배운 거라면?
원래 어느정도 강한.. 나의 자신감. 더 강해졌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국토대장정으로부터 얻어냈다.

8월..
8월에 가장 기억남는 것은 해비타트!
집이 없는 가난한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시간들이었다.
거의 한달에 가까운 시간을 집을 떠나 해비타트를 위해 보냈다.
그런데 내가 그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느낀 것은..
봉사의 아름다움이다.
봉사를 하면서.. 나는 그들보다 더 낮아졌고, 그들로부터 많은것들을 배웠다.

9월..
2학기가 시작된 달이다.
9월엔 뭐 하느라고 바빴지?
글쎄, 9월엔 내 생일도 있었고, 추석도 있었고..
그냥 그런것들 때문에 뭔가 뒤숭숭한 한달이었던 것 같다.

10월..
10월..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왜 기억나는 게 별로 없지?
패쓰!!

11월..
11월은.. ^^ 정말 행복한 한달이었다.
내가 한동에 와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친구, 미희와 함께한 한달이었으니까.
정말 내 삶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친구..
지금은?? 너무나 서먹해져버렸다.
왜일까?
이유조차 잘 모르겠는데..

12월..
어느덧 벌써 12월이다.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고 지내겠다고 다짐한게 12월 초였는데,
그 다짐이 벌써 무너질 줄이야..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열지 않고 지내려고 했는데…
작심삼일?은 아니고.. 암튼 한달도 안되서..
그 다짐이 무너져버렸다.
내 닫힌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는 친구가 생겼으니까~
그 친구, 란이에게 너무너무 고맙다. ^^

이렇게.. 짧게나마 1년을 돌아봤다.
2003년에 경험했던 너무나 소중한 시간들..
내년엔 더욱 소중한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이 한동을..
그리고 늘 항상 내 곁에 있는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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